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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이념화 시대의 정치와 배치 '탈이념화'라는 말이 나온지 세월이 꽤 흘렀다. 그 전만 하더라도 '탈정치화'라는 말을 많이들 쓰곤 했었다. 3S정책으로 국민을 탈정치화시킨다, 투표율 저조는 20대의 탈정치화 성향 때문이다, 등등. 물론 이런 양상을 기성 정치에 대한 혐오로 읽어야 한다는 반론도 있긴 했지만, 이 또한 사람들이 정치라는 영역 바깥에 있다는 판단이라는 점은 대동소이한 것이었다. 오늘날 명확해지고 있는 것은 우리가 알던 정치가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변모하는 도정에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정의연 이슈를 보더라도 그렇다. 정치적 운동을 한다는 것이 민족주의, 페미니즘, 평화주의 등으로 충분조건을 만족시킬 상황이 아님이 분명해졌다. 부정부패, 환경오염, 고용문제 등등을 다룰 때, 비단 이번 일만 놓고 그러는 게 아니다. 이념은 이슈들의 하위범주 중에 하나이며, 그 자체로 정치의 모든 것을 대체할 수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념의 정치적 가치가 사라진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적어도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처럼 탈이념'화'의 '도정'이라 표현한 것처럼, 그렇게 가는 추세라는 이야기다. 여전 그런 점에서 오늘날의 정치는 사실상 배치에 가까운 것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 말은 이중적인 강조인 셈인데, '화'라는 말처럼 정치는 갈수록, 브뤼노 라투르의 표현을 빌자면, 도열한 이슈들의 집합이라는 속성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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